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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쿠뜨락/이태종 요한 신부 게시판 내 결과

  • 겸손 (양업 영성 따라 살기 5) 최양업 신부님은 원래가 겸손한 분이다. 한국 천주교의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사제요, 아직 가경자에 머물러 있는 거로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객관적인 데이터로는 최신부님이 첫 번째 사제가 되어야 했다. 나이가 그렇고, 신학생 순번이나 학교 성적, 건강상으로도 김대건 신부님보다 앞선다. 4년이나 사제품이 늦어졌는데도 스스럼없던 동료한테까지 이에 대해 입 한 번 뻥긋했다는 기록이 없다. 오히려 사제품을 받으면서는 “이 고귀한 품위가 너무나 크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이 무거운 짐”…

  • 염도 3.5 동창이 밝아 왔을 때 여기가 또 산중이요 멍에목인가 싶다. 동창에 해 오를 때, 유리창에 낀 하얀 성에도 같이 보였던 것이다. 방안에서 점퍼를 입을 정도로 급락한 기온, 그로 인해 생긴 서릿발이 아름다웠을까? 그 결정 위에 빛이 채색되었을 때는 휴대폰부터 들었다. 한 컷을 찍으려다가, 소스라치듯 내려놓았다. 이 산 위에서 산 아래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창밖은 지금 영하 11도, 장시간 노출되면 이내 동사하는 지경이다. 유리창 하나 사이로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는 완전 딴판 세상, 아, 코로나로 고통받는 이웃…

  • 길 위에서 5 매주 월요일을 이용하여 160여 년 전 최양업 신부님이 순방하셨다는 교우촌을 답사하고 있다. 대개 산속에 있는데 몇몇은 아예 집터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런 경우 심산유곡을 휘휘 둘러보며 오동나무나 감나무 군락을 찾는다. 숲을 헤치고 가서 꼭 뒤꼍일 법한 곳에 머위라도 자생하고 있으면, 나의 오관은 갑자기 시간 이동을 한다. 막 머위 대를 꺾고 있는 옛사람의 눈과 마주할 것만 같다. 이렇게 옛 교우촌을 답사하다가 몇 가지 지리적 공통점을 알게 되었다. 첫째는 산 중턱의 양지바른 산태미 지형인데, 산 아래의 …

  • 닭관찰기 5이상할 일도 아니다. 대장수탉의 본성이 그랬다.부추밭이 암록으로 짙어가던 봄날, 우리 집 수탉이 그 맛있는 이파리를 두고 거식에 들어갔던 것이다. 처음에는 간식 정도로 선심이나 쓰는 사람 앞에 그러는가싶더니 점점 숫제 입도 안 대고 버텼다. 부리 속 가득 군침이야 돌았든 말았든 특식을 앞에 놓고 눈을 떼지 못해 주빗거리는 벼슬은 대장의 망설임을 역력히 드러냈다. 어쨌든 탐스런 식욕 앞에서 홀로 버티고 서있는 모습이란 참 멋져보였다. 이젠 닭장을 완전히 장악했을 뿐 아니라 다른 수탉과는 달리 간식 따위와는 타협하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