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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쿠뜨락/이태종 요한 신부 게시판 내 결과

  • 기쁨 (양업 영성 따라 살기 2) 어떤 때는 큰일보다 작은 일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보게 된다. 작정하고 하는 말보다 지나가며 하는 사소한 표현을 통해 그에게 매료되는 이유이다. 나는 벌써 최양업 신부님의 팬이 되어 버렸다. 팬의 하나로서 하는 소리이니 조상님 같은 분께 “귀엽다”고 해도 이해해 주시리라. 최양업 신부님을 귀엽게 여기는 대목은 일곱 번째 편지에서 안나라는 여교우에게 봉성체를 해주는 대목이다. 외교인 집안으로 출가한 안나는 19년 동안 고해성사만을 기다렸다. 오랫동안 홀로 신자의 본분을 지킨다고 할 때, …

  • 차쿠 뜨락 2 차쿠 뜨락은 동네 쓰레기장이던 것을 먼 쪽에 양계장을 내고 가깝게는 텃밭을 일궜다. 둘의 경계선으로 한 줄 과실수를 심었는데 일견, 수확물로 ‘돈 해 쓰기’가 아닌 ‘장난 농사’임이 드러난다. 밤, 대추, 감, 체리, 사과, 배, 자두, 살구, 포도, 산자, 복숭아나무가 꼭 한그루씩만 ‘옆으로 나란히’를 하고 있다. 하늘로 뻗은 가지치기만 했더니 난쟁이라도 6년 된 굵기가 어른 장딴지 같다. 원두막처럼 세운 정자의 그늘에서 개화 시기에 따라 번갈아 피는 꽃을 보자면, 또 제철마다 튼실한 과실이 주렁주렁 열…

  • 차쿠의 유령2 “이 안에 계화(桂花 : 계수나무)가 있나 봐요? 이건 계화 향 같은데?”코에서부터 번지는 미소 밑으로는 아직 퉁명스러운 말투가 남아있을 것이다. 오고 싶어 온 화훼단지가 아니었다. 나는 쫓겨 나왔고 도망쳐 나왔다. 이리저리 배회하다가 마지못해 닿은 발길이었다. 최근 대륙의 오성기에 대한 사랑이 열렬하다. 홍콩의 홍기 훼손 사건 때문이리라. 차쿠에도 국기 봉을 세워놓고 기를 달았더니 그것을 감찰하는 관리들이 대거 방문한다는 급보였다. 용화산진, 장하시 뿐만이 아니라 대련시 정부까지 10여 명이 온다고 했다. 문제는…

  • 가을 서정 2 ♬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매일 똑같은 밤이거늘 유행가 하나 때문에 치기 어려진 마음은 공연히 맥주 한 잔을 생각한다. 또 혼자 청승 떨기에는 병이건 캔이건 너무 썰렁한 10월 31일의 밤, 맥주 대신 따끈한 차 한잔을 들고 왔다 갔다 하다가 하늘을 올려본다. 어두운 지붕들 위로 별빛이 무수하다. 계절이 깊어만 간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도 지났다. 나는 그제, 어제, 오늘까지 월동 준비를 끝냈다. 작년에 팠던 구덩이에서 1미터를 더 파 김…

  • 길 위에서 2사제연수가 끝나자마자 꼭두새벽으로, 40분이나 이르게 나선 차쿠행이다. 뭔 꿀단지를 숨겨놨기에 이리 서두르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다가는 그렇지, 몇 년 만에 만난 동료애에 둥둥 떠다니다 처삼촌 벌초하듯 조차 못한 기도가 아니었던가. 그렇다! 묵주 돌리기에 차쿠만한 데도 없질 않은가? 하고 자답을 한다.그러나 이제부터 다시는 차쿠의 기도발이 세다는 둥, 거기서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둥 그런 소리는 하지말자고 작정하는 차쿠 행로이다.“본디 승패를 내는 시합을 즐겨왔으니 기도라는 것도 공격과 수비로 나누어 볼까? 기도의 공격…

  • [차쿠뜨락] 닭관찰기 2 이태종 요한 신부 / 중국 차쿠사적지 (청주교구 주보_2019년3월24일) 꼬끼오. 이것은 일종의 포효이다. 수탉은 벼슬 끝이 새빨개지도록 핏대를 올 려가며 사나운 소리를 낸다. 갈기털을 세우고 지르는 외마디는 내가 대장이라고 하는 위력과시요 필시 밖을 향해서는 내가 여기 있다고 외치는 존재 과시이다. 이럴 때 약간의 허세는 기본이다. 꼬꼬댁. 이것은 일종의 생색 내기이다. 암탉은 막 알을 낳고 둥지를 나오며 아유, 힘들어 죽을 뻔했다는 듯 종종거린다. 그러다가 오늘 밥값은 분…

  • 길 위에서 1이태종 요한 신부 / 중국 차쿠사적지땅덩이가 커서 그렇다. 중국인들에게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길은 없었을 거다. 이런 생활습관이 몸에 밴 까닭인가? 요즘같이 비행기에 고속열차가 등장해도 당일 치기로 나들이하는 중국 신부들을 보지 못했다. 누구를 방문하면 사나흘은 같이 먹고 자고 해야지 서로 편해지는 모습들이다. 우리처럼 빨리빨리, 오전에 왔다가 점심만 먹고 오후에 돌아간다고 한다면 집주인은 손님 대접을 잘못했다고 자책할 것이다.만주 사람들에게는 길을 떠날 때 상차교자上車餃子라고 만두를 먹는 풍습이 있다. 집에 돌아와서…